'文-安' 치킨게임…野 계파 갈등·이합집산 심화되나
최고위원 당무거부에 천정배 안철수 영입설 '분당' 임박?…'잠룡' 손학규에도 관심 쏠려
조영재 기자
cyj117@nate,com | 2015-12-07 17:49:19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분열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막판 극적 대화합의 가능성을 말하는 이들을 찾기 힘들다. 안철수 전 대표의 '최후통첩', 비주류계 의원들의 당무 거부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표는 '무반응'이다.
여의도 정치권의 확언(確言), "가는 사람 안잡고 오는 사람 안막는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호남 의원들의 탈당·신당에 앞장서고 있는 천정배(무소속)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영입설을 언급했다.
전남 강진 흙집에 은거하고 있는 손학교 전 상임고문은 YS 서거 정국 이후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 文, '외롭기로 작정하면…' 마이웨이 가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벌이고 있는 '치킨게임'의 공이 다시 문 대표에게 넘어왔다.
문 대표는 7일 안 전 공동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재고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도 대답을 드리기 난감하다"고 답해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문 대표는 이어 "어쨌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손을 잡고 단합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단합과 협력 보다는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암시를 남겼다. 그는 SNS에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라는 시를 인용했다.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등의 구절을 적으며 문 대표는 '목숨 걸고 외로워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安, '최후통첩' 후 행보는?
"담대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난 6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낭독한 기자회견문의 머리말이다.
이날 안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에게 자신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다시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며 '담대한 결단'을 촉구했다.
안 전 대표는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해달라",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묻지도 않을 것이다" 등 평소 스타일과 사뭇 다른 강한 말들을 쏟아내 언론에서는 이날 기자회견을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날린 '최후통첩'이라고 표현했다.
때문에 안 전 대표 스스로도 '담대한 결단'을 각오하고 기자회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결단이란 '탈당'이다. 안 전 대표의 탈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 와중에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무소속) 의원이 7일 안 전 대표의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정당 추진위원회 회의 후 '안 전 대표가 영입 대상이 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야당 내 의원들도 우리와 함께한다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안 전 대표 등 새정치연합 내 의원 모두에게 드리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 '당무 거부' 강수 둔 새정치 비주류 진영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등 당내 호남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문 대표에게 독단적으로 '문·안·박 연대'를 제안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 요구를 하며 갈등을 가시화했던 주 최고위원에 이어 이 원내대표도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열린 '안전과 인권보장을 위한 대테러대책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시급한 문제는 테러문제"라며 "당내 문제는 상황을 봐 가면서 판단해보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최고위 불참 소식을 알렸다.
그는 "지난 주말까지 제공된 의견들이 당의 미래와 총선 승리를 위해 잘 결정돼야 하는 수순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문 대표가) 수평선에서 다시 시작하고,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분이 더 많이 내려놔서 당의 승리를 위해 함께해야 한다"고 말해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추운 겨울에 문재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따뜻한 외투를 입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이 원내대표와 주 최고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됐다. 일각에선 두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이런 야권 분열 상황에서 거듭 주목을 받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두드러진 정치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상가를 5일 내내 지키는 '정치적 액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표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손 전 고문과 손을 잡을 거라는 예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손학규 전 고문을 따르는 야권 인사들과 천정배 의원,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각개약진' 중인 호남권 세력과 3각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안 전 대표가 전남 강진의 흙집을 찾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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