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조문정국 후 새정치민주연합 '내홍' 격화
문·안·박 '3두 체제' 도입 놓고 사과 논란, 호남권 집단반발…오영식 최고위원 사퇴
조영재 기자
cyj117@nate,com | 2015-11-27 16:37:01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정국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내홍이 다시 불붙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계승하겠다던 새정치연합이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유지(遺志)를 잊은 모양새다.
27일 문·안·박 연대에 대한 찬반 당론은 격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오영식 최고위원은 사퇴도 불사했다.
안철수 의원은 제안을 받은 지 10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장고(長考)에 빠져있다.
◆ '문·안·박' 철폐 vs '문·안·박'으로 단결…문재인 사과 논란
다시금 불거진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26일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기 불과 2시간 전부터 그 조짐을 드러냈다.
박지원 의원과 주승용 최고위원 등 호남기반 의원 20여명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연대를 '영남연대'로 규정하며 문재인 대표를 집중 성토했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문·안·박'연대의 결성을 제안하며 새로운 지도부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제안한 3두 체제에는 새정치연합의 최대 표밭인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인물은 없다.
문 대표는 부산 사상구, 안 의원은 서울 노원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남 창녕 생이다.
반면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는 원외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80여명은 27일 "문안박 연대는 당의 혁신과 단합, 총선승리를 위해 매우 적절하다"면서 연대 지지성명을 발표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당 내홍은 이날 오전 주 최고위원아 다시 '포문'을 열면서 더욱 거세졌다.
당 최고위원 및 중진연석회의에서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에 "절차적 문제점, 반대 세력을 공천권 겨냥 세력으로 몬 것은 공개사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일 △문·안·박 연대의 절차적 문제점 △문 대표에 반대하는 이를 공천 요구 세력으로 비하한 것에 대해 "대표는 이 자리에 있는 최고위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공개사과 요구를 한 데 이어, YS 서거정국 종료와 함께 문 대표 압박을 재개한 것이다.
심지어 오영식 최고위원은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안·박 연대가 분점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비전과 역할로서 실현되길 바란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오 최고위원은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당내 86 그룹(과거 386세대)의 핵심이다.
◆ 한 발 물러서는 문 대표…공동선대위 통해 호남 보완
이에 문 대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표는 "사전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며 주 최고위원에게 1주일 만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주 최고위원이 지적한 '공천 요구 세력 비하'에 대해서도 "문안박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원론적인 언급이었지 특정인이나 세력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널리 양해해주길 바란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문·안·박 연대'가 영남연대 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를 영남연대라고 지적하는데, (호남 인사가 제외된 것은)당 내에서 국민의 지지 받은 분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라며 "호남을 보안하라는 문제는 공동선대위 같은 것을 통해 보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문·안·박 연대'를 영남연대로 규정하는 성명을 27일 내로 낼 것이라고 밝혀 또 한번의 급물살을 예고했다.
◆ 안철수 29일 현안 발표 기자회견…"아직도 결정된 사항 없다"
이런 가운데 당 내홍의 큰 축인 안철수 의원의 입장 표명이 주목되고 있다.
안 의원은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 현안에 대해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표가 제안한 연대를 승낙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심 중이다.
안철수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27일 오후 "아직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당내 현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문재인 대표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결정할 지 안 의원은 여러 의견을 들으며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문 대표의 연대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팽팽히 맞선다.
과거부터 문 대표가 안 의원에게 연대를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구체적인 혁신안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문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문안박 연대를 제안하며 공동선대위, 선거기획단, 총선정책준비단 등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안 의원이 문 대표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문·안·박 연대가 총선 승리의 필승전략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해법이 필요하다'며 안 의원이 제안을 거절할 수 있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지나치게 장고(長考)에 돌입해 당 내홍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의 제안을 받은 안 의원은 18일 즉답을 피했다. 이후, 제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24일 발표하기로 예정했지만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이유로 26일 이후로 연기한 바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지연 탓에 당 내부에서도 잡음이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