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프로포폴 재사용, 환자 사망케 한 의사 '입건'

부자동네타임즈

| 2015-10-22 15:07:40

△ 경찰이 폐기함에 버려진 프로포폴을 재사용한 서울 강남구

A성형외과의원을 지난 2월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서울=포커스뉴스) 폐기함에 버려진 프로포폴(수면마취 유도제)을 재사용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성형외과의원의 의사와 간호사가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성 환자들에게 폐기함에 버려진 프로포폴을 사용해 사망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서울 강남구 A성형외과의원 의사 정모(37)씨와 간호사 장모(27)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및 마약류관리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와 장씨는 지난 2월 23일 안면지방이식수술을 위해 내원한 중국인 관광객 곽모(20)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하면서 의료 폐기함에 버려져 1주일 이상 방치됐던 앰플 빈병을 모아 그 안에 남은 프로포폴을 주사기로 뽑아 재사용했다.

 

또 같은 달 26일에는 안면지방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한 김모(29)씨에게도 폐기함에서 수거한 프로포폴을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수술 후 고열, 저혈압 등을 동반한 이상증세를 호소했다.

 

이중 중국인 곽씨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증세가 호전됐지만 김씨는 패혈성 쇼크로 인한 다기관장기부전으로 2월 28일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 등은 오염된 프로포폴 재사용 후 고열, 저혈압 등 위중한 증세를 보인 피해자들을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응급구호 장비가 갖춰진 응급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기본적인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아 증세를 더욱 악화시켰다.

 

특히 정씨는 다른 수술이 잡혀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과 동행하지 않음으로써 환자를 넘겨 받은 의료진에게 피해자의 상태와 발병 경위 등에 대해 설명하지 못해 즉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 성형외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의료기록 분석을 통해 프로포폴 재사용 정황을 확인했다.

 

또 수술에 참여했던 간호조무사 최모(30)씨를 통해 버려진 앰플에서 프로포폴을 수거해 피해자들에게 투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경찰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의료감정기관으로부터 오염된 프로포폴 재사용에 의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감정결과를 회신 받아 의사 정씨와 간호사 장씨의 과실이 명확히 있음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진료기록을 허위기재하고 마약장부를 부실기재 및 누락시킨 사실도 발견했다”면서 “이들에 대해 관할 보건소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고 다른 의료기관의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kj@focus.kr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