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그룹 인사' 변화보다 안정 선택
핵심제품 개발 주도 인물 승진 통해 기술경영 중시 재확인
이현재 기자
hyhy3014@naver.com | 2015-12-01 14:48:02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위기에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삼성그룹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내정한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핵심제품 개발을 주도한 인물의 승진을 통해 '기술경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불모지에서 신규 사업을 일구어 낸 주역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사장단 주요 사업에 전진 배치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연륜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위기를 탈출한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장단이 유임됐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모두 유임됐다.
다만 권오현 부회장은 겸임했던 종합기술원장직을 정칠희 사장 내정자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교체설이 돌았던 신종균 사장은 삼성전자 IM부문장 대표이사는 맡되 무선사업부장 직함은 고동진 사장 내정자에게 내줬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이동하며 친정으로 복귀했다.
삼성전자 정칠희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은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성열우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으로 각각 올라섰다.
삼성미래전략실 정현호 부사장 또한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을 맡아왔던 윤주화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를 이서현 사장이 맡았다. 대신 이 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직을 내려놨다.
실적악화로 교체가 유력시됐던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유임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구조조정과 실적개선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주력사업부는 수장을 교체해 제2도약을 위한 조직 분위기를 쇄신했다.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및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주고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하도록 했다.
무선, 반도체 등 핵심제품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을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기술안목을 갖춘 경영자를 우대하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의 유럽연구소장을 역임한 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특히 2014년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 갤럭시 S6,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는 물론 KNOX, 삼성페이 등 솔루션&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 무선사업의 제 2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적임자로 평가됐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플래시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 외길을 걸으며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 이번에 사장에 올랐다.
정 사장은 지난 2012년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해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미래를 담보한다’는 신념으로 기술개발에 정진해 온 그룹의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OLED 그린 인광소재 확보, SUHD TV를 위한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차별화된 선행기술 개발로 ‘기술삼성’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정 사장은 향후 종합기술원을 부품, 소재 등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의 메카로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또 이번 인사를 통해 불모지에서 신규사업을 일궈 낸 주역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 온 고한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고 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바이오헬스랩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다.
고 사장은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신념아래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사업을 삼성의 대표 주력사업으로 조기 성장시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호텔 및 면세유통 사업 관련 그룹 내 최고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물산 관리, 경영진단팀 출신으로 지난 2002년 호텔신라로 자리를 옮겨 신규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 사장은 2011년 말부터 호텔신라 운영총괄을 맡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면세기업인 DFASS사 인수를 성사시켰고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 사장은 향후 호텔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글로벌 면세 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삼성그룹은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사장단을 주요사업에 전략적으로 전진 배치하여 사업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정유성 신임 SDS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삼성종합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삼성전자에서의 풍부한 업무경험과 경영안목 및 인사부문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자산’인 SDS의 인적 경쟁력을 제고하며 글로벌 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도록 했다.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도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손꼽힌다.
벨(Bell) Lab,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로 입사한 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미디어 솔루션 센터장 등을 역임하면서 모바일 중심의 솔루션 사업에 대한 감각과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삼성SDS 대표를 맡아왔던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미래 신수익원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했다.
차문중 신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은 미국 시카고대 박사 출신으로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후 올해 6월 삼성전자 고문으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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