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크리스마스'…'연인'이 아니어도 "괜찮아"
이영진 기자
refilllyjin@naver.com | 2015-12-25 14:05:45
대학생 정모(24·여)씨는 홀로 보낼 성탄절(크리스마스)에 대비해 잔뜩 계획을 세웠다.
정씨는 "성탄절 때 약속을 잡자니 할 일이 없어 보여 상대방도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며 "서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0)씨도 올해 성탄절을 혼자 보낼 생각이다. 그는 "성탄절이 별 일은 아니지 않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박씨는 "성탄절도 특별히 약속이 없다면 혼자 보내야 하는 것"이라며 "주변에 물어봐도 성탄절 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성탄절을 혼자 즐기는 '나홀로 크리스마스족(族)'들이 늘고 있다. 연말·성탄절은 연인, 혹은 친구와 밖에서 보내야 한다는 보통의 상식을 깨버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5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16~22일 20·30대 미혼남녀 365명(남성 168명, 여성 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6.3%가 "이번 성탄절을 혼자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가족·친구와 보내겠다는 답변은 남녀 각각 18.5%, 32.0% 등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미혼남녀 47.7%가 성탄절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성탄절 때 집에서 휴식을 취하길 원한다는 답변이 전체 55.1%(남 64.9%, 여 46.7%)나 차지했다.
또 남성은 △여행(26.8%) △영화·공연관람(6.5%), 여성은 △영화·공연 관람(21.3%) △여행(13.7%) 등을 선택했다.
미혼남녀가 성탄절을 떠올리면 느끼는 감정도 '기쁨' 보다는 '슬픔'이 많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탄절하면 슬픔(우울감)이나 부러움을 느낀다는 사람이 각각 25.8%, 25.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매우 적은 사람들이 행복(4.9%)과 재미(7.4%)를 느낀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부러움(38.7%) △슬픔(우울감)(25.6%) △짜증(분노)(12.5%) △재미(11.3%) △설렘(4.8%) △행복(3.6%) 순으로 감정을 느꼈다.
여성은 △설렘(39.1%) △슬픔(우울감)(25.9%) △부러움(14.2%) △짜증(분노)(8.6%) △행복(기쁨)(6.1%) △재미(4.1%) 순이었다.
직장인 남모(29)씨도 이와 같은 경우였다.
남씨는 "혼자 성탄절을 보내는 것이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연인이나 가족, 친구와 함께 있어야 할 것 같은 날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더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연락하는 식으로 성탄절 약속을 잡지 않았다"며 "행여나 그런 모습이 '왕따'처럼 보여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