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포기한 박원순 서울시장…향후 시정운영 방향은?

이병도 기자

wish0111@hanmail.net | 2017-01-31 11:46:59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기자실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1.26.

 

[부자동네타임즈 이병도 기자]대권도전을 포기한 후 시정전념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 시장은 지난 26일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 이후 "저는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 선언 이후 설연휴 동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직전에 했던 지리산 종주를 6년 만에 다시 재개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중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의 심경을 알리고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정치적 행보와는 거리가 있다.


재임기간 내내 명절을 가리지 않고 공식, 비공식의 대외 활동을 벌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자신의 앞날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 좌절에도 불구하고 시정업무에 복귀했을 때의 대외적 여건은 나쁘지 않다.


비록 지지율 저조에 발목이 잡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후 박 시장의 정치적 존재감은 되레 상승국면이다.
대선국면서 갈등을 빚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등이 연일 박 시장의 불출마에 안타까움과 감사의 뜻을 표하며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추켜세우고 있다.


이는 정권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 박 시장의 향후 시정운영에 적잖은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2월1일 시정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일단 박 시장의 대선행보 와중에 잠시 차순위로 밀려났던 이른바 '박원순표' 사업의 적극 추진을 예상하고 있다.


당장 4월에 개장하는 '서울역7017'을 비롯해 마포석유비축기지 공원, 우이-신설 경전철 등 서울시 핵심 사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를 안전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만큼 지하철, 하수관로, 내진설계 등 시민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 시장의 스타일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과거처럼 모든 현안을 일일이 챙기기보다는 기존 행정조직의 역량을 십분 활용하는 선에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다.


박 시장측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박 시장이 과거처럼 많은 것을 세세하게 챙기진 않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박 시장은 이번에 경험했던 국가적, 개혁적인 과제에서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그것을 국가적으로 펼쳐나가는 쪽으로 고민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층을 아우르는 그동안의 시정운영의 방향에도 다소간의 변화가 점쳐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촛불민심'을 반영하는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 시장측 핵심 관계자는 "'박원순다움'을 찾는 것은 분명할 것 같다"면서 "정책과 일과 관련해서는 그 전에는 실용적이고, 일상적 삶과 관련한 현안 중심이었다"며 "그런 게 없어지진 않겠지만 하나의 문제를 다루더라도 국가, 사회적 차원에서 변화의 단초가 될 사안을 깊게 파고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소폭이든 대폭이든 인적쇄신이 선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불출마의 변에서 시정전념을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지 이를 추동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인적쇄신이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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