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원 거수기 되고 상임위는 겉돈다"
본회의장서 "예산안, 법안통과 수단 삼는 일 있어선 안된다" 쓴소리
조영재 기자
cyj117@nate,com | 2015-12-03 01:29:38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성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예산을 법안 통과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새벽 열린 국회 본회의의 예산안 표결에 앞서 "어제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는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예산과 법안이 논의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안과 예산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최근 이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 국회는 국회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 않고, 여야 정당 지도부만 보이는 형국"이라며 "교섭단체 협상 결과가 나오면 상임위와 국회의원은 그것을 추인하는 기능에 머물고 있다.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고, 상임위는 겉돌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섭단체 지도부에 의한 주고받기 식의 '거래형 정치'는 일상이 돼가고 있다.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이라기보다는 이익 챙기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며 "이것이 현재 우리 의회민주주의의 현실이다. 자화상이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자성하고 그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법률에 명시된 법제사법위원회의 숙려 기간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국회'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2일 밤 11시10분쯤 13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의원들의 법안 관련 토론이 길어지자 13차 본회의의 산회를 선포하고 3일 14차 본회의를 개의했다.
예산안은 법정시한인 2일 자정을 넘긴 3일 오전 0시 48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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